AI 노스트라다무스'의 몰락: 경고의 서사시로 전락한 24세 투자자 WSJ 1. 은하계를 사들이겠다는 황당한 야심과… — 시장 이야기 by 제이슨 — TG.ME

'AI 노스트라다무스'의 몰락: 경고의 서사시로 전락한 24세 투자자

WSJ


1. 은하계를 사들이겠다는 황당한 야심과 실리콘밸리의 우상

지난 몇 년간 샌프란시스코의 칵테일 파티와 디너 모임에서 레오폴드 아셴브레너(Leopold Aschenbrenner, 24세)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괴한 꿈을 밝혀 늘 주변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습니다. "나는 은하계들을 통째로 사들이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들은 그가 개인용 비행기 기종을 말하는 줄 알았으나, 그는 우주에 존재하는 실제 물리적 '은하계'를 의미한다고 단언했습니다.

인공지능(AI)의 눈부신 발전이 머지않아 우주적 규모의 자원을 해금해 인류가 먼 행성들을 식민지화할 것이며, 지금 돈을 아껴 은하계의 소유권을 매입해 우주 전역에 자신의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구상이었습니다. 실리콘밸리 AI 거품 밖의 일반인에게는 황당무계한 소리로 들렸겠지만, 실리콘밸리 내부에서 이러한 맹목적 신념은 그를 24세의 '선지자(Visionary)'로 추앙받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2021년 컬럼비아 대학교를 19세의 나이에 수석(Valedictorian)으로 졸업한 그는 곧바로 테크업계 최상층부로 진입했습니다. 사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샘 뱅크먼-프리드(FTX 설립자)의 바하마 호화 본부에서 일했고,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OpenAI에 합류했습니다. 직장 상사들에게는 골칫거리 취급을 받기도 했으나 업계 거물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었습니다.

2년 전, 그는 머지않아 초지능(Superintelligence)이 도래할 것이라 예견한 165쪽 분량의 선언문 《상황 인식(Situational Awareness)》을 발표해 인터넷을 강타했습니다. 그는 이 인기를 순식간에 자본으로 바꿔 운용 자산 45억 달러(약 6조 원) 규모의 헤지펀드 '시추에이셔널 어웨어니스(Situational Awareness)'를 출범시켰습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법적 연령에 갓 도달했고 전문적인 투자 경력이 전무했음에도, 업계 핵심부와의 밀접한 인맥 덕분에 'AI의 오라클(신탁)'이라는 명성을 얻었습니다.


2. '성장한 싹은 잘라내는' 독일을 떠나 샘 올트먼 해임 사태의 배후로


아셴브레너는 독일 베를린에서 성장하며 전국에서 가장 명석한 과학 영재로 두각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을 깎아내리고 공격하는 독일의 '키 큰 양귀비 증후군(Tall-poppy syndrome)'에 염증을 느껴 모국을 떠났습니다. 15세에 컬럼비아대에 입학한 그는 합리성과 데이터로 인류의 위험을 줄이자는 '효과적 이타주의(Effective Altruism, EA)' 운동에 매료되었습니다.

졸업 후 바하마로 향한 그는 뱅크먼-프리드가 주도하는 'FTX 퓨처 펀드'에 합류해 AI 안전성 연구를 담당하며 뱅크먼-프리드와 긴밀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2022년 말 FTX가 파산하자 그는 같은 달 공개된 ChatGPT의 열풍을 타고 2023년 OpenAI의 일리야 수츠케버가 이끄는 '정렬(Superalignment)' 팀에 들어갔습니다.

OpenAI 시절 그는 사내에 중국 스파이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하거나 내부 보안 프로토콜을 비판하는 메모를 이사회에 직접 공유해 인사팀의 경고를 받는 등 내부 갈등을 일으켰습니다. 2023년 11월 샘 올트먼 CEO가 이사회에 의해 기습 해임되었을 때 수백 명의 직원이 올트먼 복귀 서명에 동참했으나 아셴브레너는 서명하지 않았습니다.

복귀 후 경영진은 아셴브레너가 올트먼을 해임한 이사 중 최소 한 명과 내통했다는 결론을 내렸고, 민감한 회사 정보를 외부(앤스로픽 사장의 남편이자 EA 핵심 인사인 홀든 카르노프스키)에 유출했다는 이유로 그를 전격 해고했습니다. 그는 100만 달러에 달하는 퇴직 지분 제안도 비밀유지서약서(NDA) 서명을 거부하며 박차고 나왔습니다.


3. 45억 달러 펀드의 폭발과 결혼식 날의 몰락

OpenAI에서 쫓겨난 그는 OpenAI의 전략에 대해 동료들을 탐문했던 메모들을 모아 《상황 인식》 선언문을 완성했습니다. 이후 팟캐스트에 출연해 대중적 명성을 얻은 뒤 헤지펀드를 차려 반도체, 에너지, 소프트웨어 등 AI 공급망 주식에 막대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투자했습니다. 포트폴리오의 정점은 경쟁사 앤스로픽의 지분이었습니다.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등 월가의 거물들도 그의 펀드에 거액을 출자했습니다.

그러나 7월, 중국발 저가 고성능 AI 시스템 출시와 함께 빅테크 인프라 과잉 투자 우려로 기술주 폭락 장세가 덮쳤습니다. AI 롱(매수) 포지션에 과도한 레버리지를 쓰고 있던 그의 펀드는 치명타를 맞았습니다. 대출 기관들의 빗발치는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을 막기 위해 그는 앤스로픽 지분 매각을 시도하다 결국 상장 주식 포트폴리오 대부분을 시타델(Citadel)에 헐값으로 눈물의 투매(Dump)를 해야 했습니다.

시타델의 켄 그리핀은 아셴브레너의 자산을 바닥에서 받아내며 7월 한 달간 수년 만에 최고의 수익률을 기록했습니다.

목요일 새벽 포트폴리오 청산 서류에 서명한 아셴브레너는 이틀 뒤인 토요일,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의 비서실장과 호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뉴욕타임스 출신 칼럼니스트 로스 다우섯이 주례를 섰고, 제인 스트리트의 공동창업자 롭 그라니에리 등 실리콘밸리와 월가 엘리트들이 하객으로 참석했습니다.

축사 시간에 한 하객은 "이 모든 결혼식을 가능하게 해준 시타델의 켄 그리핀 CEO에게 감사한다"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고, 또 다른 하객은 아셴브레너가 신부에게 했던 로맨틱한 약속, 즉 "아내에게 반드시 은하계를 사주겠다"던 다짐을 언급했습니다. 현재 금융 규제 당국은 그의 펀드 거래 내역에 대해 조사를 진행 중입니다.
❤21🤔5😁1
August 28, 2026 4.4K 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