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여전히 위태로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더 적극적 입법과 정책을 촉구한다
- 서울시의회에서의 폐지안 재의 부결에 부쳐
2026년 8월 25일, 서울시의회에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 재의가 부결되었다. 지난 수년간 학생인권 후퇴가 이어지던 와중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이에 앞서 통과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태이며, 충남, 전북 등 다른 지역의 학생인권조례 폐지·후퇴·무력화 시도 역시 진행 중이다. 우리는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단순한 폐지 반대 이상의 더 적극적인 정책과 조치를 촉구한다.
애초에 이번 재의 대상이었던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조례안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의 무리수로 나온 것이었다. 2024년, 서울시의회에서 이미 다수 의석을 점한 국민의힘 주도로 폐지조례안이 재의까지 가결된 바 있다. 이 폐지 의결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으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의 명맥은 본안 판결 시까지 집행정지 가처분으로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2025년 12월 국민의힘 의원들은 다시 한번 폐지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내용의 폐지안이 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정을 무시한 중복 의결로 교육행정과 시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킬 뿐인 행위였다. 결과적으로 이 폐지조례안은 막을 수 있었다고 하나, 서울시 학생인권조례가 여전히 위태로운 처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방 선거 결과 서울시의회 구성이 바뀌면서 이번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재의는 부결되었다. 하지만 2024년에 서울시의회에서 이미 이루어진 학생인권조례 폐지안 통과를 되돌릴 방법은 마땅치 않고, 대법원의 판결에 운명이 달린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마찬가지로 폐지안이 통과된 상태인 충남 등 다른 지역의 학생인권조례도 계속 위협받고 있으며, 조례가 만들어진 적도 없는 나머지 10여 개 광역지자체에서의 조례 제정은 요원해 보인다.
이렇듯 학생인권이 위태로운 상황에,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조례 폐지를 확실하게 저지하고 학생인권 보장에 기여할 확실한 방법이 있다. 바로 국회 교육위원회에 발의되어 계류 중인 학생인권법안의 통과다. 학생인권법 제정은 전국에 학생인권조례를 만드는 것과 유사한 효과를 가질 뿐 아니라, 조례가 있는 지역에는 폐지를 막는 보호막이, 조례가 없는 지역에는 학생인권조례를 만들 든든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학생인권법은 학생인권의 기준을 제시하고 인권 실태 조사, 인권 침해 구제 등을 통해 학교를 더욱 인권친화적으로 바꾸어 가는 법이자, 폭력과 차별, 소모적 갈등을 줄이는 정책이다. 국가인권위원회도 2026년 2월 〈인권친화적 학교를 위한 정책 권고〉로 학생인권의 법률적 보장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학생인권조례와 취지와 내용이 거의 같은 학생인권법에 더불어민주당이 찬성하는 것은 일관성 있고 당연한 일이다. 서울시의회에서 억지로 중복 처리됐던 폐지안 하나의 부결에 안주하지 말고, 학생인권법의 제정을 위한 정치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한다.
덧붙여 서울시의회 재의 의결에서 이전 입장과 달리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반대표를 던진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촉구한다. 학생인권에 대한 악의적인 공격을 반복하는 등 걸림돌 역할을 그만둬라. 지금부터라도 좋다. 학생인권조례와 학생인권법 제정에 함께하며 공직자로서 학생인권 보장의 의무를 다하라. 부디 8월 25일의 폐지 반대표가, 자신들의 이전 행보가 얼마나 반인권적이고 부당한 것이었는지 깨닫고 반성한 결과이기를 바란다.
2026년 8월 27일
학생인권법과 청소년인권을 위한 청소년-시민전국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