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성명] 한화오션 이주노동자 기숙사 침수 및 붕괴 위험 방치 규탄 성명
지난 2026년 8월 15일부터 17일까지 거제 지역에 92.8mm의 폭우가 내리면서 곳곳에서 침수와 산사태 피해가 발생했다. 한화오션 일부 공장도 침수돼 8월 18일부터 수해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한화오션 이주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사내 제1기숙사 제5동은 1층까지 물이 찼음에도 긴급 대피나 적절한 조치 없이 8월 15일부터 28일까지 무려 13일간 침수 상태로 방치된 사실이 언론을 통해 공론화됐다. 그럼에도 한화오션은 여전히 해당 기숙사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해당 기숙사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1층에는 하루 20~25톤의 작업복을 세탁하는 세탁실이 있고 2~4층에는 약 150명의 이주노동자가 거주 중이다. 이미 10여 년 전부터 세탁실 가동에 따른 진동으로 곳곳에 균열과 붕괴 위험이 제기돼 왔으며, 이를 보강하기 위해 지하층에 임시 지지대 16개가 설치될 정도로 아슬아슬한 상태다. 가장 긴급하게 안전조치가 이행되어야 하는 건물임에도 한화오션은 2015년, 2019년, 2025년 안전진단에서 모두 B등급을 받았기 때문에 여전히 안전하다는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이미 2023년 7월 기숙사 부지 이전을 검토하면서 건물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우조선 인수 당시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검토에 그쳤을 뿐, 이후 실질적인 이전이나 안전조치는 이행하지 않았다. 2025년 3월 28일 ‘사람이 왔다_이주노동자 차별철폐 네트워크’가 공동성명을 통해 기숙사의 안전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하자 한화오션은 언론을 통해 기숙사 이전과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나 1년이 지나도록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고, 이번 폭우로 기숙사가 침수되자 여전히 안전하다는 말만 되풀이하는 상황이다.
노동부의 대응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2026년 8월 19일 현장에서 위험 상황 신고를 받고도 5일이 지나서야 늦장 감독에 나섰다. 이마저도 신고인에게 감독 사실조차 알리지 않았으며, 심지어 감독 다음날 침수 상태가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탁실이 가동되기까지 했다. 결국 노동부의 감독은 현장 위험을 해소하기는커녕, 이주노동자를 합법적으로 착취·탄압하는 데 일조했을 뿐이다.
기숙사는 노동자들이 고된 하루 노동을 마치고 잠을 자고 생활하는, 회복을 위한 공간이며, 기숙사 상태는 당연히 노동자의 안전과 건강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근로기준법에서도 기숙사의 안전을 사업주가 책임지도록 하고 있다. 무엇보다, 침수된 공간에서 오직 기다리기만 해야하는 이주노동자들의 불안을 회사가 방치해서는 안 된다. 이주노동자들에게 안전한 기숙사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현대판 노예제도로 불리는 고용허가제 아래에서 고용과 체류가 불안정한 이주노동자가 사업주에게 문제를 제기하는 일이 어렵기만 한 조건에서 한화오션이 이주노동자의 위험한 주거환경을 방치하고 있음을, 더불어 약속도 지키지 않았음을 규탄한다.
이제 한화오션이 약속을 지킬 차례다. 한화오션은 2023년 기숙사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2025년에는 시민사회와 언론을 통해 다시 한번 이전과 환경 개선을 약속했다. 그러는 사이 1,100억 원 규모의 특수선 4공장을 완공했고, 해양 4공장을 신축 중이며, 유일한 이주노동자들의 운동공간을 빼앗아 비품창고를 건설중인 만큼, 약속 이행 의지 문제임을 직시하기 바란다.
끝으로 한화오션은 지금이라도 ▲이주노동자들에게 안전한 대체 숙소를 제공 ▲건축물 폐쇄 및 신축 기숙사·종합복지공간 제공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 아울러 정부는 ▲한화오션 기숙사 붕괴 위험상황 신고에 따른 감독결과 공개 ▲이주노동자 기숙사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점검과 기획감독 이행 ▲최소한의 안전·주거 기준 미충족 사업장에 대한이주노동자 고용허용 제한 등 실효성 있는 제도 마련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6.9.3.
건강한노동세상, 광주전남노동안전보건지킴이, 김용균재단, 노동건강연대,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 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 울산산재추방운동연합, 충남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