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네팔 대홍수, 한국도 책임 있다
네팔 북동부 중국 접경지역 고산지대에서 대규모 홍수와 산사태가 발생한 지 일주일이 지났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066명. 기후위기로 고산의 빙하가 녹아내려 대재앙을 만들었다. 녹색당은 이 참사의 책임이 북반구의 탄소 다배출 국가들을 비롯한 전 인류에게 있음에도, 그 피해는 최빈국 네팔에 가해진 최악의 기후불평등임을 엄중히 경고한다.
네팔의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4,100만~4,200만 톤(CO₂eq) 이다. 이는 전 세계 총 배출량의 약 0.1%에 불과하다. 미국 24%, 중국 15% 등과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기후위기에 대한 글로벌 기여도가 사실상 전무한 국가인 것이다. 네팔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 또한 연 1.75톤 수준으로, 전 세계 평균인 약 6.56톤의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네팔은 전 지구적 기후 온난화 원인 제공에 대한 역사적·국제적 책임이 거의 없는 나라다. 원인 제공은 가장 적게 했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세계 최전선에서 가장 극심하게 받고 있다. 이번 대홍수 전에도 네팔에서는 최근 몇 년간 기후 변화로 인해 역대 최악의 기온 상승, 전례 없는 폭우, 대규모 산사태 및 빙하호 붕괴가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네팔은 기후위기에 있어서 최빈개도국(LDC)으로, 재정적·국제적 지원이 절실한 대표적인 ‘저배출-고피해’ 국가다. 선진국이 촉발한 기후위기로 개발도상국에 발생하는 피해를 보상하기 위한 ‘손실과 피해기금’이 COP28에서 공식 출범했지만, 당사국들이 약속한 액수는 약 7억 달러에 불과하다. 네팔 한 국가의 기후적응 계획 비용의 약 1/70 수준이다.
한국 역시 700만 달러를 약정하는 정도에 머물렀다. 국가적 위상이나 국가 경제력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액수이다. 기후위기에 대한 국제적 책임을 한국은 다각도에서 회피하고 있다. 2035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대비 사실상 53%로 정해져, 전 지구적 감축 노력에서 한국이 기여해야 할 몫에 부합하지 못한다.
수백명의 노동자 피해가 발생한 어퍼 트리슐리1 수력발전소는 한국의 수출입은행이 경협증진자금을 지원한 사업이기도 하다. 수출입은행은 2018년 보도자료에서 해당 사업이 “건설·운영기간 동안 국제수준의 환경사회 기준이 적용될 것” 이라고 했지만 과연 급격히 변화하는 해당 지역의 기후와 지형, 그리고 노동자 안전에 대한 검토가 제대로 되었는지 의문이다.
네팔과 같은 기후재앙은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서, 특히 남반구 국가에서 속출할 것이다. 기후위기에 책임은 거의 없는 나라들이 기후위기의 청구서를 받게 될 것이다. 녹색당은 기후부정의에 맞선 전 세계적 노력을 강력히 촉구한다. 한국 정부 또한 ‘기후 악당’이라는 국제사회의 오명을 벗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한다.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네팔의 비극은 전 인류의 파멸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안타까운 인명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네팔을 위해 두 손 모아 기도한다. 고인들의 명복을 간절히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와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 네팔의 복구와 회복을 위해 국제 사회가 다 함께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2026년 9월 3일
녹색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