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하따를 잡으려는 나에 관해서 생각해봤음.
국장 매매는 7월 15일 반등을 마지막으로 무포지션. 160만원대에 사서 평균 매도가는 235만원 정도였고, 그 이후로는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음.
근데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이 여전히 반도체에 쏠려있다 보니까 나도 계속 보게 됨. 최근 하락을 보고 심장이 쿵쾅대서 어제 125만원에 나도 모르게 매수버튼을 좀 큰 사이즈로 눌렀음.
그러고 금방 정리함. 포지션을 열고 정리하기까지 잠깐 생각해봤는데, 내가 왜 지금 반도체를 당연히 매매해야하는 종목으로 생각하고 있지?
기존에 진입했던 논리는 지금 대부분 사라졌음. 외국 리테일의 진입, 수급의 확장, 그리고 반도체 내러티브가 사람들을 어디까지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가 있었음.
근데 탑에서는 사실 나도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었음. 전세계 시가총액 순위에서 한국 주식 두개 바로 위에 테슬라랑 아마존이 있는 걸 보면서도 좀 더 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아무튼 이것저것 이유를 붙이면서 계속 좋게 보고 있었음.
반도체의 미래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건 아님. AI 내러티브도 오래 갈 수 있고, 반도체의 좋은 미래 자체는 아직 믿는 편. 근데 그 미래랑 지금 내가 하따를 잡는건 다른 문제.
내가 반도체를 계속 보는 게 반도체를 잘 알아서인지, 지금 가장 뜨거운 도박판이라서인지 구분이 안됐음. 이번에 사고싶었던 이유를 다시 생각해보니까 그냥 자리가 좋아보이고, 많이 떨어졌고, 왠지 반등할 것 같다는 마음 말고는 별게 없었음. 생각해보니까 나는 트레이딩을 잘 못함.
작년 크립토 불장 이후에 크립토를 트레이딩하고, 최근 원자재 불장 이후에 원자재를 트레이딩 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을까 하는 생각. 이미 실력자들이 다 보고있는 시장에서 같은 게임에 들어가봤자 좋은 점이 있나 싶기도 하고.
그래서 다시 나는 뭘 해야할까 고민을 해봤음.
결국 돈은 어딘가로 가야함.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 투자 접근성은 계속 낮아질거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쉽고 편한 UI/UX에 빠져서 모든 자산을 트레이딩 대상으로 보기 시작할 것 같음.
예전에는 크립토가 전세계 누구나 같은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인터넷 투기장이었다면 이제는 한국 주식이든 미국 소형주든 원자재든 뭐든 살 수 있음. 리테일의 돈과 관심이 시장을 넘나들면서 주식도 점점 크립토처럼 변하고, 모든 사이클은 더 짧아지고 밈적인 세상으로 가는 느낌.
근데 여기까지 생각하니까 또 문제가 생김. 모든 자산이 트레이딩 대상이 된다고 해서 내가 그걸 전부 트레이딩해야하는 건 아니잖아.
크립토를 오래했다고 주식에서도 엣지가 생기는 건 아니고, 어려운 장에서 억지로 알파를 찾으면 결국 잘하는 사람들 게임에 들어가서 칩만 잃게됨. 작년 크립토, 최근 원자재, 지금 반도체를 따라다니는 것도 결국 같은 행동일 수 있고.
아무튼 특정 자산군에 묶이지 않고 돈과 관심이 어디로 가는지는 계속 보고싶음. 다만 그걸 전부 매매하려고 하기보다는 좋은 시장이 올 때까지 내가 할 일을 하고, 역량을 늘리는 쪽이 맞지 않을까 싶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