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 @김윤영 페이스북
26. 9. 3 PM 11:35
안녕하세요. 어제 오늘 종일 여러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제 다 담지 못한 몇 가지 이야기를 추가로 몇 자 남기고자 합니다.
첫째, 제가 어제 글에서 저 자신을 세월호 침묵 시위 ‘가만히 있으라’의 본래 제안자이자 기획자라고 소개한 부분과 관련한 것입니다.
그동안 굳이 말하지 않았던 사실을 밝힌 것은, 그것이 용혜인 후보자와 제가 가장 긴밀하게 접점이 있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용혜인 후보도 이를 알고 있기에, 저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 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일에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게 되어 송구한 마음입니다. 이런 언급 때문에 참사의 피해자들과 당시 함께하신 시민 분들의 진심어린 마음에 부디 상처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혹여 언론사에서 관련한 언급을 하실 경우 불필요한 소유권 다툼이나 자극적인 표현으로 오랜 시간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해 애써오신 분들께 누가 되지 않도록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둘째, 용혜인 후보의 당시 비선 조직 내 위치와 태도에 대해 적습니다.
비선조직 내 성차별적·위계적 문화에 대한 청년 여성들의 문제제기가 있었을 당시 용혜인 후보는 이미 해당 조직이 지원하는 유망 정치인으로서 조직 내에 충분한 발언권과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호소에 연대하기보다는, 이를 방관하거나 심지어 ‘자신은 사무실을 같이 썼을 뿐 모르는 일’이라는 거짓말로 문제제기하는 여성들을 궁지에 몰았습니다. 당시 비선 조직의 청년 책임자 중 하나였던 배우자를 비판하는 여성들의 말에 귀기울이기보다는, 침묵을 지키며 배우자와 함께 조직에 남기를 택했습니다.
저를 포함한 문제제기를 한 여성들은 모두 조직에서 배제당했습니다. 용혜인 후보와 그 배우자인 박기홍 부총장 등 ‘멘탈이 약한 여자애들이 문제’라는 조직에 남기를 택한 사람들이 그 여성들이 만들어온 운동의 결과물까지 모두 자신의 정치적 자원으로 삼았습니다. 조직의 성과는 모두 자신의 자산으로 가져갔다면, 조직의 과오에 대해서는 왜 책임지지 않는지 묻고 싶습니다.
또한, 이렇게 작은 조직에서도 성차별과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들과 청년들을 외면했는데, 국가의 여성과 청년들의 어려움에 귀기울이겠다는 말을 어떻게 믿으면 좋을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서 응답해주시길 바랍니다.
셋째. 비선 조직 우두머리 김길오 씨에게 말합니다.
어제 글을 올리고 메시지를 하나 받았습니다. 90년대 중후반부터 2000년대까지 해당 비선 조직에 있다가 비슷한 경험을 하고 조직에서 나온 여성이었습니다. 스스로가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생각에 오래 고통스러웠고, 이를 이겨내는 데에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보낸다고요.
저는 그 말을 들으며 30여년간 이 조직이 얼마나 많은 여성과 청년들을 이런 식으로 사용하고 버려왔을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이 가진 모든 시간과 열정을 바쳐 성과를 남기고 지쳐 떠나가고, 그 성과는 조직의 자산으로 남았겠지요.
이것이 해당 조직이 반대한다던 노동착취이고 여성차별이 아니면 무엇인지 묻고싶습니다.
어린 여성을 앞세워 비겁하게 뒤에 숨어있는 늙은 남성 김길오 씨에게 말합니다.
당신이 바로 우리가 싸워온 기득권입니다.
숨지 말고 직접 나와서 여성들의 목소리를 들으십시오.
그리고 더 늦기전에 이들에게 용서를 구하시기 바랍니다.
당신이 무시해온 여성들 모두가 증인입니다.
넷째. 비선 조직의 비민주적 운영으로 피해를 입은 노동당과 알바노조, 청년좌파 등 단체 회원들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노동당원이던 시절 비선조직의 일원으로서 당원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기만해온 제가 지금 이렇게 노동당 전 여성위원장으로 언급되는 것도 송구한 마음입니다. 해당 조직이 모두 당을 떠나고 더욱 어려운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계신 노동당원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또한 알바노조와 청년좌파, 평화캠프, 그리고 제가 관여해온 여러 모임의 회원들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비선조직의 운영은 그 자체로 시민단체의 기본인 민주적 절차와 투명성을 무시하고, 시간과 비용과 노동과 마음을 기꺼이 내어준 회원들과 활동가들을 기만하는 일이었습니다. 차마 염치가 없어 간혹 몇몇 분들이 보내주시는 연락도 받을 자신이 없었지만, 죄송하다는 말씀을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김윤영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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