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Coinbase Vs Robinhood 구도
한국 원화 거래의 90% 이상은 오랫동안 업비트와 빗썸의 것이었다. 사실상 둘이 한국 코인 시장을 나눠 먹었다.
그런데 미래에셋이 인수한 디지털X(코빗)와 한국투자증권이 지분을 확보한 코인원이 수수료 0원 카드를 꺼내면서 수수료 전쟁을 시작했고, 업비트도 BTC/USDT 마켓 수수료를 바로 80% 낮췄다.
이번에는 거래소끼리 싸우는 게 아니다. 한국의 1, 2위 증권사가 모두 참전했다.
1️⃣ 이번에는 상대의 체급이 다르다
- 미래에셋증권 + 한투증권 자기자본: 20조원 이상
- 두나무 + 빗썸 자기자본: 약 6조원
미래에셋은 1,500조원의 고객자산 중 150조원을 디지털자산으로 가져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투는 코인원 지분 20%를 사고, 앱 안에 주식 거래로 연결되는 문까지 만들었다.
이들이 만들려는 건 단순히 더 좋은 코인 거래소가 아니다. 주식, 코인, 현금, 연금, STO, RWA를 전부 먹는 투자 플랫폼이다.
2️⃣ 업빗썸은 코인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
두나무는 올해 상반기 매출의 97%를 거래 수수료에서 벌었다. 그런데 국내 월간 코인 거래대금은 고점 대비 92% 증발했다. 업빗썸의 생명줄인 수수료가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반면 미래에셋과 한투는 코인 수수료로 당장 돈을 벌 필요가 없다. 고객만 데려오면 주식/채권/연금/RWA를 팔 수 있다. 필요하다면 코인 수수료를 0원으로 태우면서도 오래 버틸 수 있다.
이들에게 코인은 새로운 상품이지만, 업빗썸에게 코인은 사업의 거의 전부다.
2️⃣ 미국이 보여주는 예고편 (Coinbase Vs. Robinhood)
코인베이스는 오래전부터 수수료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USDC/수탁/파생상품/Base 체인까지 만들었다. 올해 2분기에는 구독/서비스 매출이 순매출의 절반 가까이 올라왔다.
그런 코인베이스 앞에 약 3천만명의 투자 고객을 가진 로빈후드가 나타났다. 코인과 토큰화 주식을 얹고 자체 체인까지 만들더니, 출시 3주 만에 일일 활성 주소에서 Base를 앞질렀다.
3️⃣ 그렇다면 업빗썸은 버틸 수 있을까
업비트는 이제 기와체인을 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이전 블록체인 사업을 담당했던 람다256은 지난해까지 6년 연속 적자를 냈고 뚜렷한 성공 사례도 만들지 못했다.
그 사이 미래에셋은 1,500조원의 고객자산과 350만명의 월간 MTS 사용자를 들고 코인 시장으로 들어온다.
한투는 100조원의 개인 금융상품과 246만명의 MTS 사용자를 들고 코인원으로 들어온다.
코인베이스조차 로빈후드를 만나 고전하고 있는데, 그보다 사업 다각화가 훨씬 덜 된 업빗썸이 미래에셋과 한투를 만나면 어떻게 될까.
앞으로 한국 거래소 전쟁은 누가 알트코인을 먼저 상장하느냐의 싸움이 아니다.
누가 스테이킹 상품을 하나 더 만들고, 신규 상장 때 얼마나 재미있는 퀴즈를 내느냐의 싸움은 더더욱 아니다.
앞으로의 싸움은 누가 고객의 주식, 코인, 현금, 연금, RWA까지 전부 가져가느냐에 달렸다.
업빗썸이 지금 가진 점유율 90%는 코인만 사고팔던 시대에 만든 성벽이다.
그러나 업계의 지각변동은 이미 시작됐고, 그들이 한 번도 싸워본 적 없는 거인들이 성벽을 두드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