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7,951만7천 개.
남성보다 17만6천 개 많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여성 쪽 선이 갑자기 치고 올라온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최근 1년 동안 미국 남성의 일자리는 14만2천 개 줄었고, 여성은 29만8천 개 늘었습니다.
남성이 많이 일하던 테크·금융 같은 업종은 줄고, 여성이 많은 보건·교육·서비스 쪽은 늘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단순히 “여성이 남성을 이겼다”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어떤 산업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어떤 산업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는가에 더 가까운 이야기입니다.
한국 청년고용을 보면 더 불편한 숫자가 나옵니다.
청년 고용률은 계속 내려가고 있고, 제조업·건설업 일자리도 장기간 감소하고 있습니다.
‘구직도 취업도 하지 않고 그냥 쉬었다’는 청년 가운데 남성이 55.8%입니다.
여기서 아주 쉬운 설명이 등장합니다.
“요즘 남자들은 게임하느라 일을 안 한다.”
실제로 해외 기사에서도 젊은 남성의 노동시간 감소를 게임과 연결한 연구가 반복해서 인용됩니다.
그래서 원 논문을 직접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흔히 퍼진 “일하지 않는 시간의 70%를 게임에 쓴다”는 식의 설명은 원 연구가 말하는 내용과 상당히 달랐습니다.
여가 기술의 발전이 젊은 남성의 노동시간 감소를 설명하는 효과는 연구 추정상 1.5~3.0% 정도였습니다.
게임이 아무 영향도 없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한 세대 전체를 “게임이나 하느라 취업을 안 하는 사람들” 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숫자는 아니라는 겁니다.
반대편도 마찬가지입니다.
여성 고용률이 올라갔다고 해서 “여성이 노동시장에서 승리했다”고 말하기도 어렵습니다.
한국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여전히 남성보다 약 29% 낮고, 출산과 육아 이후 경력이 끊기는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결국 지금 벌어지는 일은
여성이 이기고 남성이 진 것이 아닙니다.
남성은 애초에 들어갈 문 자체가 좁아지는 산업에 상대적으로 많이 몰려 있고,
여성은 그 문을 통과한 뒤 임금과 경력 지속성이라는 또 다른 벽을 만납니다.
둘 다 불안한데, 불안의 모양이 다른 겁니다.
문제는 이 두 불안이 서로를 원인으로 지목하기 시작할 때입니다.
그때 가장 편해지는 것은 정작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이야기하려면 산업정책을 봐야 하고,
청년 취업의 미스매치를 이야기하려면 교육과 직업훈련을 봐야 하고,
여성의 임금과 경력 문제를 이야기하려면 기업의 인사구조를 봐야 합니다.
이건 어렵고 비용도 듭니다.
반면 “요즘 남자들은 게으르다.”, “여자들만 혜택받는다.” 라고 말하는 건 쉽고, 거의 공짜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문제를 남녀 갈등으로 소비하기 전에 지금 어떤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고, 어떤 사람들이 그 변화의 비용을 먼저 떠안고 있는지 부터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채용·HR·교육을 담당하는 분들께 이 글을 한번 공유해주셨으면 합니다.
https://letter.inlevel9.com/issues/men-leaving-work-korea
